한밤중 엄지발가락이 불붙었다면—통풍, 첫 48시간이 승부다

지난 주말 새벽, 갑자기 오른발 엄지발가락이 불타는 듯한 통증으로 잠에서 깼습니다. 처음엔 어디 부딪혔나 싶었는데, 이불이 닿기만 해도 비명이 나올 정도로 아팠어요.
아침이 되자 발가락은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고, 열감까지 느껴졌습니다. 응급실에서 받은 진단은 '급성 통풍 발작'.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지금부터 48시간이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하더군요.
통풍, 정확히 무엇인가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 관절에 쌓여 결정을 형성하면서 발생하는 관절염입니다. 요산은 우리 몸에서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부산물인데요, 정상적으로는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하지만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혈중 농도가 높아집니다. 남성의 경우 7.0mg/dL, 여성은 6.0mg/dL 이상이면 고요산혈증으로 진단하죠.
고요산혈증이 있다고 모두 통풍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고요산혈증 환자의 약 5~20%만이 통풍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요산 수치가 9.0mg/dL 이상이면 통풍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통풍 발작의 전형적인 증상
통풍 발작은 주로 한밤중이나 새벽에 갑작스럽게 시작됩니다. 가장 흔한 부위는 엄지발가락 관절(전체의 약 70%)이며, 그 외 발목, 무릎, 손가락 관절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급성 통풍 발작의 특징
시기별 증상 | 특징 | 통증 강도 |
---|---|---|
발작 시작 (0-6시간) | 갑작스러운 통증, 열감 | 중등도→심함 |
최고점 (6-24시간) | 극심한 통증, 부종, 발적 | 매우 심함 (10점 중 9-10점) |
완화기 (24-72시간) | 점진적 통증 감소 | 중등도 |
회복기 (3-10일) | 부종 감소, 피부 탈락 가능 | 경미함 |
통풍 발작을 방치하면 관절 손상이 누적되어 만성 통풍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요산 결정이 신장에 쌓여 신장 결석이나 신부전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첫 48시간, 골든타임 대응 전략
통풍 발작이 시작되면 즉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시작이 빠를수록 증상 완화가 빠르고, 관절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즉시 실행해야 할 응급 처치
- 환부 안정: 발을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절대 안정을 취합니다
- 냉찜질: 얼음팩을 수건에 싸서 15-20분간 대고 있다가 30분 쉬는 것을 반복합니다
- 충분한 수분 섭취: 하루 2-3리터의 물을 마셔 요산 배출을 돕습니다
- 진통제 복용: 의사 처방이 있다면 콜히친이나 NSAIDs를 즉시 복용합니다
- 병원 방문: 24시간 이내에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습니다
특히 콜히친은 발작 시작 1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가장 효과적입니다. 첫 날은 1시간 간격으로 0.6mg씩 3회 복용하고, 이후에는 하루 2회로 줄입니다. 단, 설사나 구토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병원 치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응급실이나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하면 먼저 혈액검사와 관절액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게 됩니다. 관절액에서 요산 결정이 발견되면 통풍으로 확진할 수 있죠.
• 콜히친: 백혈구의 요산 결정 탐식을 억제하여 염증을 줄입니다
• NSAIDs: 인도메타신, 나프록센 등으로 통증과 염증을 완화합니다
• 스테로이드: 다른 약물을 사용할 수 없을 때 관절 내 주사나 경구 투여합니다
• 요산저하제: 급성기가 지난 후 알로퓨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로 요산 수치를 조절합니다
급성기 치료는 보통 7-10일 정도 지속되며, 이후에는 요산 수치를 6.0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요산저하제는 급성 발작이 완전히 가라앉은 후 2주 정도 지나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통풍 재발 방지, 생활습관 개선이 핵심
첫 번째 통풍 발작 후 1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은 약 60%, 2년 이내는 78%에 달합니다. 하지만 적절한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로 재발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피해야 할 고퓨린 식품
매우 높음 (150mg/100g 이상) | 내장류(간, 콩팥), 멸치, 정어리, 고등어, 새우 |
높음 (100-150mg/100g) | 쇠고기, 돼지고기, 참치, 연어, 버섯, 시금치 |
중간 (50-100mg/100g) | 닭고기, 콩류, 아스파라거스, 콜리플라워 |
특히 맥주와 증류주는 요산 생성을 촉진하고 배출을 억제하는 이중 악영향이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와인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지만, 가능한 한 절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권장하는 생활습관
• 하루 2-3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
• 체중 감량 (단, 급격한 감량은 오히려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음)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주 3-4회, 30분 이상)
• 저지방 유제품 섭취 (요산 배출 촉진 효과)
• 비타민 C 보충 (하루 500mg 정도)
• 체리나 체리 주스 섭취 (항염증 효과)
통풍과 함께 살아가기
통풍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이지만, 적절한 관리로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저도 첫 발작 이후 3년째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핵심은 꾸준한 약물 복용과 정기적인 검사입니다. 3개월마다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6개월마다 신장 기능 검사를 받고 있죠. 식단도 완전히 바꿨습니다. 고기 대신 생선과 두부를 주로 먹고, 매일 체리 주스를 한 잔씩 마십니다.
정기 검진 체크리스트
- 혈중 요산 수치 (목표: 6.0mg/dL 이하)
- 신장 기능 검사 (크레아티닌, eGFR)
- 간 기능 검사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
- 혈압 및 혈당 검사 (대사증후군 동반 여부)
- 관절 X-ray (연 1회, 관절 손상 확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첫 발작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통증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하는데, 이는 재발과 합병증의 지름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통풍의 첫 48시간은 분명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잘 넘기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입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엄지발가락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으세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