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22일 오전, 북한은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 10분경 포착된 미사일이 약 350km를 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이를 "새로운 중요 무기체계인 극초음속비행체"라고 주장하며,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발사된 2개의 극초음속 비행체가 함경북도 어랑군 궤상봉등판의 목표점을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발사 시점이다.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개최될 예정인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불과 일주일여 앞둔 시점이다. 21개 회원국 정상과 6,000여 명의 관료, 기업인, 언론인이 참석할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두고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강행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행위로 해석된다.
북한이 주장하는 '화성-11마' 극초음속 미사일
북한은 이번 시험에서 구체적인 미사일 기종이나 세부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극초음속 비행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으로 미루어,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가 2025년 10월 초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화성-11마'형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화성-11마는 극초음속 활공체(HGV, Hypersonic Glide Vehicle) 형상의 탄두를 장착한 KN-23 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다. 기존 KN-23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며 변칙 궤도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극초음속 활공체 탄두를 장착한 화성-11마는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저고도 비행하면서 변칙 기동이 가능해,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통상 마하 5 이상의 속도로 대기권 내에서 비행하며 변칙 궤도로 움직이는 미사일을 의미합니다. 일정한 포물선 궤도를 그리는 기존 탄도미사일과 달리 추적과 요격이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대기권 내 낮은 고도로만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 탐지 자체가 어려워 방어 시스템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APEC 정상회의와 북한의 전략적 타이밍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일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었다.
북한이 이 시점에 미사일 시험을 강행한 것은 다층적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APEC을 겨냥한 것으로 직접 해석되는 것을 피했으나, 비행거리나 초정밀한 타격 능력을 보이려고 했다는 점에서 적정 수준의 대미 압박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이 발표한 비행거리 430km는 평양 역포구역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상북도 경주까지의 거리 약 460km에 근접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사거리상 남측을 겨냥한 무기로 APEC 국내 개최를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도 있다"며 "경주까지 사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시험발사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불참의 의미
흥미로운 점은 이번 시험발사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이 참관했지만, 최고지도자의 부재는 북한의 의도적인 수위 조절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발사 소식이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게재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 분석: 수위 조절된 도발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에서 한국과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고 "잠재적인 적수들"이라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김정은의 불참과 노동신문 미보도는 국내 주민들에게는 덜 자극적인 방식을 택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APEC을 계기로 한 국제사회의 과도한 반발을 피하면서도 군사적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계산된 전략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응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행위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대응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대통령실, 국방부, 외교부 등 외교안보 당국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고,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았고 자체 방위 강화 목적이라고 밝혔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평가가 어렵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 국가/기관 | 대응 내용 |
|---|---|
| 한국 정부 | 별도 공식 입장 없음, 통일부는 평가 유보 |
| 주한미군 |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 입장문 발표 |
| 미국 국방부 | "불법 행위 규탄, 더 이상의 불법 행위 자제 촉구" |
| 유럽연합(EU) | 규탄 입장 표명 |
한국 정부의 이러한 저조한(low-key) 대응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신뢰 회복을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과도한 긴장 조성을 피하려는 실용적 판단이라는 견해도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었으며, 지난 5월 8일 화성-11형 등을 발사한 이후 167일 만의 도발입니다. 이는 북한이 새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시험하고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됩니다.
극초음속 미사일 기술의 현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무기체계가 실제로 그러한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발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핵심 특징인 회피 기동이나 활공 비행을 탐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은 국정감사에서 "극초음속 화성-11마 미사일인지 여부는 아직 평가 중"이라며 "탐지 거리 제한 등으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화성-11마형의 경우 최고 고도가 50km 미만이고 종말 활공비행 단계에서는 고도가 30km 내외로 떨어져 정확한 탐지가 불가능하다"며 기술적 한계를 지적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
극초음속 무기 개발은 현재 전 세계적인 군비 경쟁의 핵심 분야다. 러시아는 아방가드르 ICBM, 킨잘, 지르콘 등을 이미 배치했고, 중국은 동펑-17, 동펑-27 등을 개발 중이다. 미국도 준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다크 이글'을 배치했으며 각 군별로 다양한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체 '하이코어'를 개발 중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단암시스템즈 등이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현대로템은 북한의 활공체형보다 기술적으로 진보한 스크램제트 엔진을 활용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전망과 한반도 안보 환경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의 일환이면서, 동시에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한미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무기 체계 시험을 통해 고도화하는 자신들의 국방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2025년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미리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 요인
- 북한의 무기 체계 고도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 무력화 시도
- 새 정부 출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
- 국제 정세: 미중 경쟁 심화와 러시아-북한 군사 협력 강화
- 기술 경쟁: 남북한 간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 본격화
- 외교 일정: APEC, G20 등 주요 국제회의를 활용한 북한의 존재감 과시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더라도, 북한은 향후 주요 국제행사나 한미 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는 대화와 억지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핵심 요약
북한의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는 단순한 무기 시험을 넘어 복합적인 정치·군사적 의도가 담긴 전략적 행보였다.
- 타이밍: APEC 경주 정상회의 일주일 전 발사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며 존재감 과시
- 무기 체계: 화성-11마로 추정되는 극초음속 활공체 탄두 장착 미사일로 한미 방어망 무력화 시도
- 수위 조절: 김정은 불참과 노동신문 미보도로 과도한 긴장 조성을 피하면서도 군사적 메시지 전달
- 국제 반응: 미국과 EU는 규탄했으나 한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 유지
- 향후 전망: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한반도 안보 환경의 지속적 긴장 예상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무엇이 문제인가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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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므로, 정확한 정보는 정부 공식 발표와 신뢰할 수 있는 언론 보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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